"중국 영상시장 뚫는 비법 따로 있죠" 중국 전문 MCN 아도바 - 안준한 동문 (산업공학)

  • 총동문회관리자
  • 0
  • 24
  • 11-23

중국은 영상 창작자(크리에이터)들에게 넘기 힘든 만리장성처럼 난공불락의 성이다.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진출이 힘들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전세계적인 영상 플랫폼 유튜브도 중국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14억 인구가 도사린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빠진 중국의 영상 플랫폼 시장은 따위하오, 도우인, 비리비리, 샤오홍슈, 시과비디오, 왕이윈 뮤직, 웨이보, 하오칸비디오 등 중국 내 8대 토종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가입자가 적은 곳은 8,000만명, 많은 곳은 6억명 이상이다. 이 서비스들 또한 이용하기에 진입 장벽이 높다. 그만큼 중국을 겨냥한 영상 창작자들에게 8대 중국 영상 플랫폼에 영상을 올리는 것이 꿈이자 과제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주인공이 신생기업(스타트업) 아도바의 안준한(41) 대표다. 그는 2018년 영상 창작자들의 기획사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체 아도바를 설립했다. 안 대표의 목표는 명확하다. 중국 8대 영상 플랫폼을 공략해 창작자들에게 중국 시장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국내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창작자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제공하도록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MCN을 지향하고 있다.


9ee593719aa851a8fc660b3d6ec9502f.jpg

중국 VR포털 87870 출신의 중국 전문가 

안 대표가 중국 전문의 MCN을 설립한 것은 오랜 기간 중국에서 일한 남다른 이력 때문이다.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하자마자 2002년 중국으로 건너갔다. "앞으로 사업을 한다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건너갔죠."


그는 2년 동안 중국 시민단체(NGO)에서 일한 뒤 돌아와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를 마치고 LS산전에 입사했다. "2007년 LS산전 베이징연구소 부소장으로 가서 연구개발 기획을 했죠."


2012년 귀국했을 때 최종웅 전 LS산전 사장이 사업 제안을 했다. "인코어드라는 에너지 기업이었어요. 그곳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했죠. 이때 스타트업을 경험하면서 창업을 고민했죠."


그렇게 해서 안 대표는 2015년 아도바의 전신인 제이앤컴퍼니를 설립했다. "당시 국내와 중국에 가상현실(VR) 업체들이 우후죽순 등장했죠. 그때 VR 콘텐츠를 소개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국내 콘텐츠를 중국에 알리고 중국 시장 정보를 국내에 전달하는 일을 했어요."


이듬해 중국에서 제일 큰 VR 포털업체 중국 87870에서 인수제의가 들어왔다. "87870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는 조건의 인수제안이었어요. 이를 받아들여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다시 베이징에서 일했죠. 그때 중국의 중요 플랫폼업체 인맥을 많이 만났고 그것이 지금의 사업 밑바탕이 됐죠. 귀국 후 2019년 제이앤컴퍼니 사명을 아도바로 바꾸고 MCN 사업을 시작했죠."


중국 영상 플랫폼, 외국인 가입 어려워

안 대표가 중국 대상의 MCN 사업을 한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MCN 시장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에 영상 창작자들이 1억 명 정도인데 이 중 절반이 중국에 있어요. 나머지 절반에게 중국에서 사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죠."


그런데 중국은 창작자들에게도 제약이 많다. 외국인들이 중국 영상플랫폼에 가입할 방법이 없다. 중국 영상플랫폼들은 중국 신분증이 있어야 개설할 수 있는 중국 은행 계좌로 실명 인증을 한다. 이렇게 실명 인증한 중국 은행 계좌로 영상 콘텐츠 이용대가가 지급된다. "중국인의 은행계좌를 빌려 중국 영상플랫폼에 가입해 영상 채널을 개설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은행계좌를 빌려준 사람이 콘텐츠 이용대가를 건네주지 않으면 돈을 받을 방법이 없어요."


또 어려운 점은 영상 채널이 인기를 끌려면 여러 플랫폼에 영상을 올리고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한마디로 팬 관리를 해야 한다. 중국어에 능통하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중국 8대 영상플랫폼 가입 위한 전용 창구 개설

안 대표는 이런 난제를 대신 해결해 준다. 먼저 1년에 걸쳐서 중국 8대 영상 플랫폼들과 모두 제휴를 맺어 외국인이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창구를 따로 만들었다. "아도바와 함께 일하는 영상 창작자들이 중국 플랫폼에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인터넷주소를 별도로 개설했어요. 여기에 여권을 이용해 가입하도록 했죠."


정산은 회사가 대신 수금해서 창작자들에게 전달한다. “아도바 중국 법인이 현지 개설한 은행계좌로 창작자들의 콘텐츠 이용대가를 받아서 전달해요. 여기에 투명한 결산을 위해 '월간 알림장'이라는 기능을 만들어 창작자들이 매달 얼마 벌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팬들과 소통하고 광고 수주를 위한 마케팅도 아도바에서 대신한다. "중국어 영상 제목과 요약 사진(섬네일) 등을 대신 만들어 줘요. 팬들과 중국어로 소통하는 것도 대신해주죠."


이런 지원들을 하기 위해 안 대표는 중국인 개발자를 채용해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을 개발했다. "베이징항공대와 서울대 석사 출신의 유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해 CMS를 개발했죠. 8월에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는데 이를 토대로 8명의 개발팀이 플랫폼을 계속 개선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문제가 되지 않도록 콘텐츠 내용도 감수해준다. 이를 위해 중국 8대 영상 플랫폼에 요구해 아도바 채널 전담자를 배정하도록 했다. "중국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리는 부분이 없는지, 플랫폼마다 요구하는 조건을 잘 지켰는지 감수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창작자에게 재편집이 필요하다고 알려줘요. 특히 중국은 우리가 모르는 각종 정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데 여기에 바로 대응하지 못하면 창작자들이 타격을 입어요."

024398ea36f7f213db64b2a981417345.jpg

중국 영상채널 개설자 빠르게 증가

덕분에 아도바를 이용해 중국에 진출하는 영상창작자들이 급격하게 늘었다. "아도바를 이용하는 영상창작팀이 지난해 100개였는데 올해 9월 기준으로 300팀이 넘었어요. 이들이 개설한 채널이 800개 이상이에요. 중국에 진출한 국내 MCN 중에는 단연 톱이죠."


지금까지 아도바를 통해 중국 8대 영상 플랫폼에 올라간 동영상은 2만5,000개 이상이다. 관람횟수는 자그마치 6억뷰에 이른다. "국내에서 바이올린 연주 영상을 만드는 '캣올린'이라는 창작자는 유튜브에서 2년간 채널 구독자가 수천 명 수준이었는데 아도바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뒤 3개월도 안돼 구독자가 15만 명을 넘어섰어요. 국내에서 유튜브를 하지 않던 '잇쿵'이라는 먹방 창작자는 중국의 도우인에서 50만 구독자를 갖고 있어요."


중국은 영상의 유행이 자주 바뀌어 다양한 창작자들이 활동할 기회가 많다. "중국에서 인기있는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한 가지를 콕 찍어 대답하기 힘들만큼 음악, 동물, 생활정보, 요리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어요."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콘텐츠 차별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꾸준히 영상을 올리는 지속성이 중요해요. 여기에 팬들과 소통하며 이를 적절히 반영하는 운영 방식이 큰 영향을 미치죠."


중국서 충분한 수익 내려면 인내심 필요

그러나 창작자들이 중국에서 충분한 돈을 벌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유튜브에서는 돈을 좀 벌려면 10만 구독자를 모아야 해요. 중국에서는 그보다 적어도 수익을 낼 수 있어요. 문제는 아무리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창작자여도 중국에서는 구독자 0명부터 시작한다는 점이에요. 그러니 시간이 필요하죠. 요즘 중국에서만 월 100만 원 이상 버는 창작자들이 나오고 있어요."


중국 영상 플랫폼들은 구독자에 따른 광고 수익 단가도 유튜브보다 낮다. “중국은 광고 단가가 유튜브보다 싸기 때문에 2,3개 플랫폼에 채널을 개설해야 유튜브만큼 광고 단가를 맞출 수 있어요."


대신 안 대표는 중국 영상 플랫폼들이 더 많은 광고 기회를 준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구독자에 따른 수익 분배보다 광고협찬(PPL) 수익이 더 많아요.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 수익 분배가 85%이고 PPL 수익은 15%죠."


이를 위해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 중국 법인을 설립해 중국 기업들의 광고 수주 등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전체 직원 65명 가운데 절반이 중국인이에요. 이들이 한국과 중국 법인에서 창작자들의 채널 운영과 소통을 담당하고 마케팅 활동을 하죠."


매출은 창작자들과 나누는 광고 수익을 통해 얻는다. "영상에 광고를 붙이거나 우리가 수주한 PPL 수익을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누죠. 수익 배분 비율은 창작자들마다 달라요."


ad981011f1bae6ef6efb20efc904aab7.jpg
 

중국 규제 변수, 콘텐츠 관리로 해결

중국 정부의 깐깐한 인터넷 규제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최근 중국의 인터넷 규제는 신장, 대만 등 정치 상황을 언급하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 집중돼 있어요. 여기에 가짜 물건을 팔거나 과장 광고를 하는 라이브 커머스도 단속 대상이 되고 있죠."


그러나 안 대표는 정상적으로 대응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중국 정부에서 인터넷 영상 콘텐츠에 대해 명확한 규제 입장을 밝히지 않았어요.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서비스(OTT)는 사전 검열 대상이지만 길이가 짧은 영상(숏폼)은 정부에서 특별한 규제 방침을 내놓지 않았어요. 따라서 중국의 8대 영상 플랫폼의 자체 규정만 잘 지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요."


오히려 안 대표에게는 해외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중국 규제가 반갑다. "중국 공산당이 있는 한 유튜브의 중국 진출 가능성은 낮다고 봐요. 유튜브 뿐 아니라 해외 영상 플랫폼이 중국에 직접 들어가기 힘들어요. 중국 정부에서 해외 서비스들은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따라서 중국 8대 영상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우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도움이 되죠."


"콘텐츠가 힘" 러시아와 동남아 창작자들까지 계약 확대 

최근 안 대표는 중국 진출을 원하는 다른 나라의 창작자들에게도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 맞춰 지난해 12월 러시아 1위 MCN 업체 HMD와 계약했다."HMD는 국내 어떤 MCN보다 많은 창작자들을 갖고 있어요. 그만큼 중국에 진출하면 기회가 많을 것으로 봐요."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창작자들이 안 대표와 계약을 맺었다. "동남아 지역에서 만드는 밀림에서 생활하는 영상 등 중국에서 볼 수 없는 내용들이 인기를 끌죠."


이처럼 해외에서 만든 영상에 중국어 자막을 붙여 제공하는 일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사람들은 자막 영상에 익숙해요. 56개 민족이 수십 개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법적으로 지상파를 비롯해 모든 영상에 자막을 붙이죠. 뉴스에도 자막이 나와요."


거꾸로 중국에서 만든 영상을 해외에 제공하는 사업도 검토 중이다. "중국에 살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현지 풍물 등을 소개하는 영상들은 해외에서도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결국 콘텐츠를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해요. 이제 콘텐츠가 힘이고 문화거든요."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출처 :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11609010005106?did=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