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와 전쟁 최전선서 첫승 거둔 인투코어 - 엄세훈 동문 (물리)

  • 총동문회관리자
  • 0
  • 35
  • 12-23

“매립한 쓰레기에서 나오는 유해 가스를 분해해 1톤에 200달러하는 물질로 바꾸는 마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를 들어 국내 한 석유화학기업은 내년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540만톤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허가받은게 400만톤입니다. 나머지 140만톤은 탄소배출권을 사야합니다. 계산해봤대요, 비용이 얼마나 나오는지. 몇년이면 발생 비용만 1조원이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 곳 말고 다른 석유회사도 모두 똑같은 상황입니다. 정말 뭐라도 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47세 과학자이자 창업가인 엄세훈 인투코어테크놀로지 대표는 “해법은 플라즈마로 가능합니다”라며 “플라즈마는 가스에 에너지를 줘서 이온과 전자 분해한 가스인데....”라며 설명을 막 시작합니다. 잠깐, 플라즈마라는 기술, 어디서 많이 들어봤습니다. 2000년대 TV 기술 전쟁때 등장했던 단어입니다. 당시 PDP TV(약칭 플라즈마 TV)와 LCD TV간 차세대 기술 전쟁이 벌어졌고, 파나소닉 등 일본 진영이 주도한 PDP TV는 삼성전자의 LCD TV에 밀렸습니다. 엄 대표는 “맞습니다. 그 플라즈마요.”라고 합니다.


딥테크가 세상을 바꿀 것이란 전망은 숱하게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딥테크가 뭘하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딴 세상의 용어를 쓰기 때문입니다. 언론에서도 잘 다루지 않습니다. 용어 설명하다가 날이 새기 때문입니다. [시즌3] 12곳 스타트업 가운데 마지막은 딥테크이자, 소셜임팩트인 인투코어테크놀로지입니다. 원고 마감하려고 PC앞에 앉은 지금, 21일 새벽 2시. ‘플라즈마’라는 딥테크를 팝니다. 말그대로 날을 샐지도 모르겠네요.


0b406d9f3ceb45fb7cb863b8c8ce3eea.jpg
플라즈마 기술로 유해가스를 무해한 공기로 바꾸는 인투코어테크놀로지의 엄세훈 대표/인투코어 제공

“인투코어의 기술은 가스를 분해해 플라즈마로 만드는 겁니다. 왜 플라즈마로 만드느냐? 플라즈마는 그 전 상태보다 화학적, 물질적 반응성이 수십배 높습니다. 그러니까 에너지가 엄청 높은 상태입니다. 가스의 반응성을 극대화한 기술입니다. PDP TV도 이 원리를 활용한 겁니다. 플라즈마는 가스에 에너지를 주고 불완전한 상태를 만든 것인데, 다시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나옵니다. 그 에너지가 바로 빛에너지입니다. 어떤 가스로 플라즈마를 만드느냐에 따라, 빨간, 파란 빛이 나옵니다. PDP TV는 그렇게 색상을 구현한 것입니다.”


엄 대표의 설명입니다. 국문과 출신인 쫌아는기자 1호는 막연히 고등학교의 과학 시간때 들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떠올립니다. 분리되지 않는 물질에 에너지를 투입, 인위적으로 분리시켰더라도 에너지는 그대로이고, 다시 재결합할때는 운동에너지든, 빛에너지든 같은 값의 에너지를 분출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엄 대표는 “활성종이라고 합니다. 가스가 플라즈마 상태가 되서, 엄청난 반응성을 가진 상태 말입니다. 이 활성종이 산업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쯤에서 쫌아는기자 1호가 이해한 수준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알던 공기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상태입니다. 불안정한 상태면 폭발 위험성이 있겠죠. 그런 가스는 가스통에 넣어두고 있죠. 적어도 이산화탄소나, 산소 이런건 안정적인 상태겠죠. 화학시간에 배웠던 C, O, H와 같은 카본이나 산소, 수소와 같은 기호 단위들은 여러 가스를 만들죠. 그런데 플라즈마는 이걸 보다 더 분해한 겁니다. 이온과 전자 단위로. 그것도 인위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해서요. 어떻게 나누는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요. 인위적으로 분리된 이온과 전자는 매우 불안정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그대로 보유한 상태인데, 이걸 ‘활성종’이라고 한답니다. 활성종은 매우 위험하겠네요. 불안정하고 에너지를 잔뜩 보유했으니까요. 아주 날카로운, 미세한 칼날같은 가스겠네요. 활성종을 활용하면 뭔가 미세 공정을 할 수 있겠죠.


또한 여러 종류의 가스를 플라즈마로 만들었다가 재결합하면서 서로 다른 조합으로 맞추면, 이론적으론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를 다른 가스로 바꿔치기하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하나 더.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다시 에너지가 밖으로 나올텐데 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도 재밌는 대목입니다. 말그대로 매직 기술입니다. 문득 든 궁금증은 이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인투코어. 설명 그대로라면 인류의 새로운 전기를 열 혁신 기업인데 인지도가 왜 이리 낮을까요. 인투코어의 기술 가치에 대한 판단은 구독자께 맡깁니다.


78a162dd712fe16e344a900f7c59b14f.PNG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를 무해하게 만드는 기술이 실제 가능한가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는 인류의 적입니다. 환경오염의 주범이죠. 그런데 이산화탄소는 연소과정에서 나온 최종 산물입니다. 말하지만 더이상 태울 수 없는, 반응성이 없는 상태입니다. 더이상 바꿀 수 없다는건데, 이걸 바꾸는 기술을 찾자는게 지난 30년, 50년간 세계 모든 과학자들의 도전이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왜? 반응성이 없는게 이산화탄소니까요. 이산화탄소는 다른 가스와 반응 안하니까. 그걸 플라즈마 기술로 분해 분리하는 겁니다. 현재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다른 물질로 바꾸는 변환율 90% 가능합니다. 이전에는 문헌상으로 가능한게 40%였습니다. 이산화탄소(CO2)와 메탄가스(CH4)를 분해해 1차적으로 수소와 일산화탄소, 그리고 파우더 형태의 카본과 아세틸렌(C2H2)를 만듭니다. 이 가운데 아세틸렌을 다시 화학 공정을 거쳐 에틸렌(C2H4)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활용하는 물질입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 ‘산업의 쌀’로 불릴 정도입니다.”


성공이라면, 실험실 단계 인지, 실증 실험인지요?


“3년전 폐에너지화 과제를 환경부, 대구시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매립지 가스를 처리하는 과제입니다. 쓰레기를 미생물이 산소없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가 나옵니다. 매립지 가스를 포집한뒤, 플라즈마 형태로 변환한뒤 재합성했습니다. 판매가능한 메탄올을 만들었습니다. 실증 플랜트 수준의 성공입니다. 올 초의 성과물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곳은 정유시설입니다. 석유 증류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나옵니다. 보다 주력하는건, 이산화탄소보다 메탄가스입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1~22배나 더 유해합니다. 최근 탄소중립에 대한 이슈가 커지는 상황에서 석유화학회사들이 메탄가스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6개월동안 국내 모든 석유화학회사가 인투코어에 방문했습니다. 내년엔 최소 2군데와 기술 가능성 검토에 들어갑니다. 2년후에 플랜트로서 파일럿을 셋팅하는게 목표입니다. 2024년 실증 사이트가 목표인 셈입니다. 해외의 BP, 바스크, 아람코 등과도 기술 교류를 합니다. 예컨대 요즘엔 친환경에 맞춰, 가스를 시추하는데 그 가스가 매립지 가스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


ec70510add5303fa5e74a38450f11c93.PNG
 


◇내년에 세계 최초의 반도체 플라즈마 공정 신기술 등장한다

인투코어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꽤 유명합니다.


“플라즈마를 친환경 기술로서 메탄가스를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는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그보다 먼저 반도체 공정 시장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 역시도 플라즈마의 성질 때문입니다. 플라즈마는 이전 공기의 안정된 상태를 억지로 전자와 이온으로 이혼시킨, 그러니까 전달 에너지를 줘서 깬 상태이기 때문에 굉장히 에너지가 높은 상태입니다. 주위 환경이나 다른 가스와 화학적인 결합이나, 물리적인 현상으로 바로 전이가 일어납니다. 결론적으로 플라즈마는 가스의 가능성을 극대화한 기술인데요. 바로 반도체 공정의 식각과 증착에 쓰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에는 식각이 있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깎는 작업입니다. 부식성이 강한 가스를 플라즈마로 만들어 활용합니다. 그런데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면 매우 위험합니다. 보관이나 운송을 할때는 가스 상태로 뒀다가, 웨이퍼 위에서 사용할 때만 플라즈마로 만들어서 활용합니다. 안정된 상태로 공장까지 가져왔다가, 공정 투입할때 플라즈마로 바꾸는 거죠. 이걸 ‘RPS(리모트 플라즈마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인투코어는 주성엔지니어링과 같은 반도체 장비 회사에게 장비를 납품합니다. 증착도 비슷합니다. 웨이퍼에 증착하는것도 액체를 쓰지 않고 기체 형태로씁니다.


반도체 공정에 RPS를 쓰는건 인투코어가 세계 최초입니다. 플라즈마는 반도체 공정에서 이전에도 쓰이긴 했습니다만, 다이렉트(직접) 방식입니다. 반도체를 제조하는 공간인 챔버 내에 플라즈마를 직접 발생해 식각(깍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메모리가 13나노, 로직칩이 5나노 미만까지 미세공정으로 진화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플라즈마 데미지라고 합니다. 엄청 미세해지다보니, 이 불안정한 플라즈마가 직접 닿는 부분의 사소한 우둘투둘한게 문제가 되는겁니다. 전기적인 파괴도 나타나고요.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좀더 매끄럽게 깎아야합니다. 우리가 고안한게, 리모트입니다. 플라즈마를 웨이퍼와 거리 이격해 발생시키고 실제 반응에 필요한 활성종만 웨이퍼에 전달해 깎는겁니다. 그게 우리가 말하는 ‘리모트’라는 개념입니다. 세계 최초입니다. "


f7b1d573b78d2375975df1f2ae3147a2.PNG
 
a72ae2a3a172b81e3040e3a1cb990b77.jpg
 


◇저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투코어엔 앙코르가 숨어있습니다.

38명의 직원을 둔 스타트업이 이룬 기술 성과라기엔 너무 방대합니다.


“저도 카이스트에서 이 분야를 전공했고 카이스트와 포스텍 박스 출신 10명의 연구원들도 최고입니다. 여기에 세계 최고 기술 파트너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제 지도교수이시기도 한 장홍영 교수, 전력 제어 분야의 최고인 조규형 교수가 같이 합니다. 두 분은 주주시기도 하고요. 7년반 동안 줄곧 저희 친정같은 곳인 국책연구기관 화학연구원이 함께 했습니다. 화학반응 분야의 국내 최고죠.”


인투코어, 일반인에겐 생소한게 사실입니다.


“딥테크라서 처음부터 일반인 대상으로 뭔가 알린다라는 생각이 잘 없습니다. 서로 힘들어요. 설명하는 저희도, 듣는 분들도요. 하지만 다행히 벤처캐피털에는 바로 알아주는 전문성 심사역이 꽤 있습니다. 시리즈B까지 왔는데 지유투자의 이강운 전무님이 투자를 주도해 주셨습니다. 이 전무님은 카이스트 재료과 박사예요. 반도체 관련해 이해도가 굉장히 높으십니다. 컬리나 쿠팡과 같은 회사에 대해 질투는 안 나냐구요? 하하. 그런건 없습니다.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핀테크, 이커머스 생각도 안해봤어요.


조금 억울한건, 현재 우리 비즈니스는 반도체인데, 이 분야에선 유니콘 절대 안 나와요. 반도체는 오래된 산업이니까, 어떤 신기술을 내놔도 캡이 씌워집니다. 이정도면 이정도 밸류다라는 식으로요. 우리도 유니콘의 꿈이 있습니다. 2024년 IPO가 목표입니다. 반도체는 캡이 씌워지겠지만, 친환경 분야의 실증 성공은 또다른 스토리가 될 겁니다.”


엑싯에 한번 성공하셨죠. 연쇄 창업가시네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용관 대표님하고 같이 플라즈마트라는 회사를 한번 했었어요. 2000년대 창업해서 2012년에 미국 MKS에 매각했습니다. 100% 지분 인수 조건이었죠. 기업밸류는 300억원 정도였어요. 다시 창업한건, 개인 성향이 크게 좌우했습니다. 감독보다는 선수 체질이고요. 사실 엑싯할때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어요. 매각한 그해 연말에 내년과 그 차년도 계획을 열심히 짰어요. M&A했으니, 더 성장해야지 하고요. 근데 본사에서 말렸습니다. 다른 부서만큼만 성장율 잡으라는거죠. 1년 목표 성장률은 3%야 이렇게요.


플라즈마트에 12년 동안 정말 모든 걸 다 바쳐서 달려왔던 저로선 너무 이질적인 분위기였어요. 다시 창업한건, 그때의 아쉬움이 큽니다. 혁신의 꿈을 꾸고싶다는. 한번 더 큰 그림으로 더 멋지게 한 번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요. 인투코어(en2core)테크놀로지라는 이름도 제가 지었습니다. 2개의 en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이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환경(Environment)과 에너지(Energy)요. 그러고보니 회사 이름도 딥테크 못지않게 어렵네요. 사실 회사 이름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어요. 하하. 근데 예전에 프랑스 전력회사와 미팅하는데 그분들은 사명 보고 되게 좋아했어요. ‘en2core’를 보고, 숫자 ‘2′를 빼고 ‘encore’를 본 거예요. 인코어, 그니까 앙코르를 연상하는거죠. 사명을 지을때 제가 의도했던 겁니다. 사명에 앙코를 연상하는거요. 찬사, 환호 이런 뜻이잖아요. 지금은 언뜻 보곤 안 알아봐주잖아요. 이해하기도 너무 어렵죠. 맞습니다. 저희 좀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투코어에는 숨겨져있어요. 그 앙코르가요. "


출처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smb-venture/2021/12/21/MAR6MU2REJEBDG7CJ5QH7K7BP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