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人 탐구] ③ 구현모, KT의 변화 불러올 수 있을까

3월 구현모 KT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정식 취임하면 KT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추스르고, 외부적으로는 KT의 변화를 소비자들이 실감해 국민기업 이미지가 생기도록 해야 한다. 또 미래 먹거리를 확보가 시급하다.
 

KT는 수장이 바뀔 때마다 홍역을 앓았다. 외부인사가 KT를 이끌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하기도 하고 CEO 선임 과정에서 여러 후보가 나오면서 조직이 흩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또 KT는 계열사 40여개, 본사 직원 2만3000여명에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6만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으로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고 의사결정을 취합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다. 구 CEO는 1987년부터 KT에 몸 닫고 있어 조직 내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KT가 지난 1월 단행한 인사와 조직개편은 고객 중심과 젊음, 슬림을 강조해 고위직을 대폭 줄여 군살을 빼고 나이대를 낮췄고 KT 내부에서도 큰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 이미 내부조직을 잘 아는 구 CEO가 무리해서 조직을 개편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인사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도 남아있다. 지난해 4월 5G(5세대 이동통신)가 상용화됐다. 올해 다양한 5G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5G 가입자도 증가할 전망이다. 구 CEO는 5G를 활용한 인공지능(AI), 미디어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KT는 지난 20일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KAIST, 한양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공동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AI One Team(AI 원 팀)'을 결성했다. AI 동맹은 구 CEO의 첫 사업행보로 그가 AI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구 CEO는 이날 "AI와 5G 시대에 KT가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방법은 우리가 가진 통신망과 ICT, AI 기술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삶과 타 산업의 혁신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AI 원 팀을 통해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AI 1등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I 원 팀'은 △인재양성 플랫폼 구축 △'AI+X' 적용사례(Use Case) 발굴 및 확산 △AI 오픈 생태계 조성 △얼라이언스사무국 설치 등을 통해 'AI 코리아'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KT경영경제연구소도 미래사회를 이끌 2대 기반 기술로 AI와 5G를 꼽았다. KT경영경제연구소는 AI가 10년 후 창출할 한국의 경제적 가치를 약 540조원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AI는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하는 '자율 AI(Autonomous AI)'로 진화하고 한국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경제 성장률이 1.6%p(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 CEO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 IPTV(인터넷TV)와 뉴미디어 사업을 총괄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KT의 IPTV 혁신 전략을 들고나왔다. 이 자리에서 구 CEO는 "이제 1인 가구가 주된 주거 트렌드다. 가구당 시청 시간은 줄었지만 개인당 시청 시간을 합치면 전체 미디어 시장은 커지고 있다"며 "홈 미디어인 IPTV도 개인화에 맞춰 진화해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콘텐츠 이용의 개인화 추세에 맞춰 KT의 IPTV도 개인화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게 구 CEO의 핵심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큐레이션 서비스가 있다. KT는 IPTV 가입자 820만명의 VOD 시청 이력과 실시간 채널, 모바일 시청 이력을 심층학습(딥러닝)을 통해 이용자별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기능을 가장 빨리 선보였다.

구 CEO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불리는 것은 시간을 가지고 판단할 것을 보인다. 구 CEO는 "경쟁사들은 케이블TV 인수에 눈을 돌렸지만, 여전히 다른 방법의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분간은 M&A보다는 콘텐츠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구 CEO는 "KT는 지난 10년 동안 IPTV 사업에 5조 4000억원을 투자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매출을 2배가량 높이고 20조원의 경제성장 효과도 이뤄냈다"고 말했다. KT는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 디스커버리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목적으로 콘텐츠 공동제작과 유통을 위한 스튜디오 설립 협약을 맺었다. 또, KT스카이라이프는 드라마 '보좌관', '태양의 후예'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앤뉴'에 투자해 지분 9.9%를 취득했다. 경쟁력 있는 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해 콘텐츠 사업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명준(왼쪽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구현모 KT 차기 CEO,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장석영 과기정통부 차관이 20일 대전 카이스트 본관에서 ‘AI 원 팀’ 결성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T]

김명준(왼쪽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구현모 KT 차기 CEO,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장석영 과기정통부 차관이 20일 대전 카이스트 본관에서 ‘AI 원 팀’ 결성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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