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외진 아크릴 대표 "AI 플랫폼으로 '최고의 인공지능 구축 파트너'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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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외진 아크릴 대표가 강남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감성 지능 AI 플랫폼인 '조나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메트로신문] "인공지능(AI)의 미래는 '공감할 수 있는 AI'가 된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간과 협업하는 AI를 개발하는 것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으로 페이스북은 최근 감성 키워드를 주제로 한 AI 챗봇 '블렌더'를 공개하기도 했다.

 

AI 전문기업 아크릴의 박외진 대표는 AI의 향후 개발 트렌드에 대해 이 같이 소개한다. 아크릴은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감성 지능 AI 플랫폼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 사명도 '실생활에서의 감성 컴퓨팅(Affective computing in real life)'이라는 뜻에서 착안해 아크릴로 지었다.

 

"박사과정 논문을 쓰다 MIT 미디어랩에서 90년대 중반부터 연구해온 감성컴퓨팅을 알게 됐습니다. 컴퓨터로 어떻게 감정을 표현할지 연구하는 감성컴퓨팅 기술 개발을 위해 아크릴을 2011년 창립했습니다."

 

카메라로 학생들을 모니터링할 때 어떤 소재를 말해야 재밌어 하고 어떤 주제는 지루해하는 지 분석하고, 로봇이 이용자와 대화할 때 표정을 보고 상대방의 감정을 판단하게 하는 기술이다.

 

"창업 후 1년이 지나니 주변에서 저희 회사를 인공지능 회사로 분류했어요. 현재의 AI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고도화된 연산 소프트웨어'에 불과하지만, 저희는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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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외진 아크릴 대표가 강남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감성 지능 AI 플랫폼인 '조나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아크릴은 언어 지능, 표정 등 이미지에 대한 지능 개발 등을 거쳐 통합 AI 플랫폼 '조나단'을 개발했다.

 

"AI 회사들은 박스에서 꺼내쓰는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조나단'은 AI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입니다. AI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을 개발하면 개발이 어려워 문제의 본질에 신경 쓰지 못하고, 사내에 AI 개발조직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돕겠다는 겁니다."

 

조나단은 상대방의 기분을 모니터링해 이용자가 답변에 불쾌해하면 이를 빠르게 파악한다. 조나단은 LG전자가 사람을 이해하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AI 파트너를 찾기 위해 진행한 국내외 감성 AI 평가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LG전자는 이후 아크릴에 약 1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취득해 아크릴과 AI 전반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감성지능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학습데이터로 AI를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텍스트 기반 챗봇은 물론 얼굴표정이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로봇에도 적용되는 만큼 영상 데이터도 중요하다. 아크릴이 지금까지 쌓은 데이터는 텍스트가 13억건, 영상 데이터가 300~400건에 이른다.

 

"2015년부터 전자책,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글을 모았고, 크라우드소싱으로 사람들을 모집해 감정을 달게 했습니다. 최근에는 한 극단의 배우들을 고용해 공개된 대본으로 직접 연기하게 했습니다."

 

데이터 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한 결과, 성능이 높아져 조나단은 AIA생명·라이나생명·롯데손해보험 등 보험인수 심사에 적용됐고 KB손해보험에서는 불완전 판매 여부 심사에도 활용됐다. 정부의 데이터 사업에도 많이 참여해 현재 85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큰 규모의 AI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SK·LG전자 등으로부터 약 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시리즈C 투자 유치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면서 챗봇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만큼 챗봇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챗봇이 SI(시스템통합)로 구축되면 비용이 많이 들어 도입을 꺼리는 만큼 크라우드 방식으로 기능을 넣고 빼는 방식으로 서비스할 생각입니다."

 

또 챗봇은 고객센터 업무의 80%를 차지하는 문의를 전담시키고, 챗봇이 해결하기 힘든 질문은 컨택센터로 연결시키는 '챗봇+컨텍센터' 융합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병원 위치, 상품 안내 등은 챗봇에 맡기고 '인생이 외롭다'는 상담을 하면 컨택센터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아직은 챗봇에 과대한 기대를 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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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외진 아크릴 대표가 강남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감성 지능 AI 플랫폼인 '조나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박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과 학사와 석사를 거쳐 박사 과정 중 가속도 센서 기술로 회사를 창업한 경험도 있다. 휴대폰을 움직이면 화면이 바뀌고, 휴대폰을 들고 다니며 걸음수를 재는 삼성전자의 만보기 폰에 기술이 적용됐다. 그러다 2007년 실리콘밸리 기업에 제안이 와 회사를 매각했다. 첫 회사 때 같이 일한 동료들이 아크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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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의 인공지능 챗봇 빌더 시스템 '조나단' 봇. /아크릴

"앞으로 병원과 협력해 AI 의료영역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대형 병원에서 안과, 폐질환,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다루는 만큼 조나단을 의료 AI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현재 그는 서울대병원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조기 발견을 위한 AI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충북 화상진단병원인 베스티안병원과도 협력하고 있다.

 

"화상은 48시간 안에 병원을 가 치료를 받으면 흉터가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5명 중 1명이 화상 흉터가 있을 만큼 빠른 대처를 못 합니다. 베스티안병원과 스마트폰으로 화상 환부를 찍어 보내면 몇 도 화상이고, 어디에 가라는 안내를 해주는 서비스를 개발 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화상 전문의가 부족하고, 동남아는 더 상황이 열악한 만큼 동남아와 미국에도 이 시스템을 공급할 생각입니다."

 

박 대표는 아크릴을 바이오·헬스 분야의 AI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이후 최고의 인공지능 구축을 위한 파트너로 키울 계획이다.

 

"세계 각국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하면 대부분 3년 이내 AI 기술을 도입하고 싶어합니다. 저희는 애플리케이션 회사보다는 윈도·오피스와 같이 '인공지능을 위한 인공지능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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