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위험 없는 ESS 배터리로 리튬전지 넘겠다- 김부기 동문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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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나 전기차·인공지능(AI) 모두 엄청난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첨단 기술에 전력을 공급하는 차세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표준)를 만들고 싶습니다.”


대용량 배터리인 ESS 개발 전문 업체인 스탠다드에너지의 김부기 대표는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수년 뒤 모든 사람이 전기차를 타는 시대가 오면 1인당 사용 전력이 현재의 수십배로 폭증한다”며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일이 중요해질텐데 앞으로 우리가 그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카이스트와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주축이 돼 설립한 스탠다드에너지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바나듐(vanadium) 소재 배터리를 개발한다. 글로벌 대기업이 각축전을 벌이는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LB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받은데 이어 최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배터리 기업으로는 이례적인 투자 유치다. 지난 1일 창업 이후 첫 출시한 ESS제품도 이미 초도 물량이 다 팔렸다고 한다.



김부기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자사 바나듐 이온 배터리가 나온 컴퓨터 화면을 배경으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폭발 위험도 없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바나듐 배터리로 글로벌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ESS 배터리 시장 판도 바꾼다

현재 전세계 ESS 시장의 주류는 1990년대 초반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다. 리튬전지는 저장한 전기의 90% 가량을 쓸 수 있고 전기차·스마트폰 배터리처럼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 있어 30년 가까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열이나 충격을 받으면 폭발할 위험이 크다. 최근 발생한 스마트폰·노트북·전기차 발화 사건이 모두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안정성이 높은 금속 재료인 바나듐을 전지에 접목해 문제를 해결했다. 리튬 전지는 전기 밀도를 높이기 위해 휘발성이 높은 물질을 전해액(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는 이온의 흐름을 높여주는 물질)으로 사용하지만 바나듐 배터리는 전해액 주 성분이 물이기 때문에 불이 붙을 위험이 없다. 과전압이 걸리거나 배터리가 부서져도 폭발 우려가 없다. 20년 이상 오랜 기간 사용해도 전기 저장 용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장점이다. 김 대표는 자체 기술로 전극·분리막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모두 개발했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부피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최근 출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한 손에 들 수 있는 휴지곽 크기로 컨테이너 크기였던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수백 분의 1 수준이다. 이 업체가 밝힌 배터리의 전력 효율(96%)도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평균 90%)보다 높다.



회사는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에 바나듐 배터리를 우선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초고속 충전소는 현대차 이피트, 테슬라 수퍼 차저처럼 전기차 충전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충전소를 말한다. 일반 가정 콘센트(3KW·킬로와트)의 100배가 넘는 출력이 필요한데 기존 송전망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용량 ESS를 충전소에 적용해 출력을 높이는 것이다. 배터리가 일종의 충전 부스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김대표는 “최근 정부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 이르면 올 상반기 중 국내 대기업과 공동으로 서울 도심에 바나듐 배터리를 장착한 350KW급 초고속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기존에 1시간 가량 걸리는 전기차 충전을 15분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광(狂)에서 배터리 개발자로 전향

김 대표는 원래 로봇 개발자가 꿈이었다. 카이스트 학부 시절 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했고, 박사학위도 기계공학으로 받았다. 김 대표는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동력원인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배터리 연구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휘어지는 복합재료로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등 원천소재 연구에서도 성과를 냈다.


배터리는 대기업도 어려워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는 쉽지 않았다. 창업 이후 배터리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에만 8년을 보냈다. 김 대표는 “누적 100만시간의 안전성 검증 끝에 올해 처음 바나듐 배터리를 시장에 내놓았다”며 “지금까지는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었다면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전력에너지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1/04/30/MSCPNDUUUJAA7J6WTAX4FGZR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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