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속 동문소식
그의 '마지막 강의'도 4차 산업혁명이었다
- 총동문회관리자
-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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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 大父 이민화 명예회장, 부정맥으로 갑작스런 별세
'벤처기업계의 대부(大父)' 이민화 (66)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카이스트 겸임교수)이 지난 3일 오전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한 벤처기업인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고인은 15년 전부터 부정맥을 앓았지만 그동안 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전날도 카이스트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고 한다. 고인은 벤처기업이란 말 자체가 생소하던 지난 1985년 초음파 진단기 제조 업체이자 '대한민국 1호' 벤처기업인 메디슨(이후 삼성전자에 인수)을 창업하는 등 국내 벤처기업 생태계를 조성해온 개척자였다.
◇정치권 '러브콜' 거절… 벤처 생태계 조성에 헌신
1953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난 이 명예회장은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5년 벤처기업협회를 창립하고 2000년까지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96년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코스닥 설립을 주도했고, 1997년에는 창업 촉진을 위한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다. 후배 기업인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벤처기업이 융자도 받기 어려웠던 환경에서 코스닥 설립과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은 국내에 벤처 산업이 뿌리를 내리는 토양이 됐고, 이렇게 성장한 벤처기업들은 이후 IMF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이 지난해 4월 ‘코리아 시이오 서밋’(Korea CEO Summit)에서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지난 3일 별세한 이 명예회장은 최근까지 세미나·강연·저술 활동을 통해 “혁신 성장을 위해선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이 지난해 4월 ‘코리아 시이오 서밋’(Korea CEO Summit)에서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지난 3일 별세한 이 명예회장은 최근까지 세미나·강연·저술 활동을 통해 “혁신 성장을 위해선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뉴시스
메디슨 경영에서 물러난 뒤 정치권에선 출마·입각 제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명예회장은 응하지 않았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고인은 이러한 제안을 거절하고 벤처 생태계 조성과 후학 양성에만 집중했다"며 "빈소를 찾는 청년 상당수가 고인이 대학에서 가르친 학생들"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료용구협동조합 이사장,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등도 지냈다. 금탑산업훈장, 제1회 벤처기업 대상, 중소기업 최고경영자상 등을 받았고, 2015년엔 한국 경제 일으킨 기업인 7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장의 후배 벤처기업인들과 제자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은 "고인은 젊은 벤처기업인들을 챙겨주는 대부였다"며 "최근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여러 조언을 하셨지만, 세상이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해야 혁신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평소 "4차 산업혁명 위해선 정부 규제 철폐해야" 목소리
이 명예회장은 최근 2년간 '데이터 쇄국주의 타파를 위한 서명운동'을 직접 펼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포럼 및 세미나를 열고, 30여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고인은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타다-택시업계 상생안'에 대해 "공유를 통하여 효율과 혁신이 꽃핀다. 공유에 따르는 부작용 때문에 공유를 저지하는 것이 바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한·일 갈등에 대해서도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이 타격을 입으면 최대 수혜자는 한국 기업이 될 수 있는데, 피할 수 있는 한·일 분쟁으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위기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서창녕 아사달 대표(벤처기업협회 이사)는 "고인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선 기업가들의 혁신 정신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고 했다.
유족으론 아내 이사랑씨, 딸 이준희·이혜정·이다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6일 오전 7시. (02) 3010-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