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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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및전자공학부
[연구]산소 ‘전용 통로’로 3차원 메모리 난제 풀었다…AI 반도체 성능 높이고 전력 낮춘다
< (뒷줄 왼쪽부터) 이현진 연구원, 권지민 교수, 구현호 연구원, 정학순 박사, 이용우 박사, 앞줄 왼쪽부터 박민호 연구원, 조영민 박사, 양희수 연구원, 백승훈 연구원 > AI가 똑똑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처럼 반도체를 계속 작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반도체를 위로 쌓는 3차원 구조의 약점까지 해결하면서, AI 반도체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낮출 새로운 길을 열었다.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등 국내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ertical Channel Transistor, VCT)의 결함을 줄이고 성능과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 구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컴퓨터의 주기억장치로 사용되는 DRAM은 컴퓨터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해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메모리다. 지난 수십 년간 DRAM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력 소모를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그러나 반도체를 평면에서 계속 작게 만드는 방식은 점차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소자를 옆으로만 줄이는 대신 위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이는 3차원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좁은 땅에 단층 주택을 계속 촘촘하게 짓는 대신 고층 아파트를 세워 더 많은 가구를 수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이 가운데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는 전류가 흐르는 길인 ‘채널’을 기존의 수평 방향이 아닌 수직 방향으로 만든 소자다. 이를 활용하면 제한된 면적에 더 많은 소자를 배치할 수 있어 고집적 메모리 구현에 유리하다.< 산소터널(Oxygen Tunnel) 구조를 적용한 산화물 수직채널트랜지스터 > 특히 채널 소재로 산화물 반도체(Oxide Semiconductor)를 사용하면 전류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모가 적은 차세대 메모리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산소 공공(Oxygen Vacancy)’이다. 이는 산화물 반도체에서 원래 산소 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벽돌담에서 벽돌 몇 장이 빠지면 벽 전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이러한 빈자리가 많아지면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이 달라져 소자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그렇다고 산소를 무작정 많이 공급할 수도 없다. 부족한 산소를 채우려다가 산소가 금속 전극까지 이동하면 전극이 산화돼 오히려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산소가 필요한 곳에는 보내고,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가지 못하도록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했다.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화규소/이산화규소/질화규소(SiN/SiO₂/SiN)로 구성된 새로운 다층 층간 절연막을 개발했다. 층간 절연막은 반도체 내부의 여러 소자와 배선 사이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막으로, 쉽게 말해 아파트의 층과 층 사이를 나누는 바닥과 천장 같은 역할을 한다.연구팀은 이 절연막을 단순히 전기를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산소의 이동까지 조절하는‘산소 터널(Oxygen Tunnel)’로 활용했다.마치 복잡한 건물 안에서 사람이 아무 곳으로나 돌아다니지 않고 정해진 통로를 따라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설계한 것과 같다. 산소가 필요한 산화물 반도체 쪽으로는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화되면 안 되는 전극 쪽으로는 이동을 억제한 것이다. 그 결과 산화물 반도체 내부의 빈 산소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면서도 전극의 불필요한 산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었다.이를 통해 연구팀은 산화물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류 흐름과 데이터 유지 시간(Retention Time)을 달성했다. 데이터 유지 시간이란 메모리가 저장된 정보를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내구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소자에 1,000만 회(10⁷) 이상의 가혹한 동작 스트레스를 가한 뒤에도 문턱전압(트랜지스터가 켜지기 시작하는 기준 전압)의 변화는 50밀리볼트(mV) 이하에 그쳤다. 이는 수많은 반복 동작에도 소자의 특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높은 메모리 동작 안정성을 보여준다.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실리콘(Si) 기반 CMOS 반도체와 새로운 산화물 반도체를 하나로 결합하는 기술도 구현해 시스템 성능을 평가했다. CMOS는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반도체를 구성하는 기본 회로 기술이다.>이번 기술은 향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컴퓨트 인 메모리(Compute-in-Memory, CI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계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가 분리돼 있어 연산할 때마다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주방에 있는 재료를 요리할 때마다 멀리 떨어진 조리실로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것과 같다. AI처럼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 이동 과정에서 시간과 전력이 많이 소모된다.컴퓨트 인 메모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내부 또는 가까운 곳에서 연산까지 수행하는 기술이다. 재료가 있는 곳에서 바로 요리하는 셈이어서 데이터 이동을 줄이고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이번 연구처럼 저전력 산화물 반도체와 기존 실리콘 회로를 3차원으로 결합하면,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메모리와 연산 기능을 넣을 수 있어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더 빠르고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권지민 교수는 “고층 건물을 높이 지으려면 층수를 늘리는 것만큼 건물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듯, 3차원 반도체도 많이 쌓으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기술은 AI 연산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줄이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에는 KAIST 구현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용우 박사, 정학순 박사,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UNIST, 연세대학교, 한국화학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대학교 연구진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20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학술적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논문 Front Cover로 선정된 연구 이미지 > ※ 논문명 : Oxygen-Tunnel Indium Tin Oxide Vertical Channel Transistors with Enhanced Current Density and Reliability for Monolithic 3D Compute-in-Memory Systems DOI : https://doi.org/10.1002/adfm.202531989※ 저자 정보 : 구현호 (KAIST, 제1 저자) 및 이용우 (KAIST, 교신저자), 정학순 (KAIST, 교신저자), 권지민 (KAIST, 교신저자), 정회창 (UNIST, 공동저자), Yanfeng Zhao (UNIST, 공동저자), 양희수 (UNIST, 공동저자), 박민호 (UNIST, 공동저자), 이현진 (UNIST, 공동저자), 백승훈 (UNIST, 공동저자), 송민주 (UNIST, 공동저자), 김정환 (UNIST, 공동저자), 조영민 (KAIST, 공동저자), 박현진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저자), 김문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동저자), 김재준 (서울대학교, 공동저자), 이규호 (연세대학교, 공동저자), 김병조 (UNIST, 공동저자)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우수신진연구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방송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초격차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6070
- KAIST총동문회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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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과
[연구]리튬-황 구조배터리 기반 차세대 감시정찰 드론 개발
< 연구개발 개념도 > KAIST 연구진이 리튬-황 구조배터리, 생체모방형 비행체, 자율비행, 퍼칭(perching) 그리퍼 기술을 하나의 무인비행 플랫폼에 통합한 차세대 국방 감시정찰 드론을 개발했다.이번 성과는 KAIST 기계공학과 MSC 연구실(김경수 교수, 최근하 연구교수), SRIM 연구실(오일권 교수), MDAM 연구실(김성수 교수), 전기및전자공학부 Ctrl 연구실(장동의 교수), 생명화학공학과 EED 연구실(김희탁 교수)이 참여한 다학제 공동 융합 연구의 결과다.연구팀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지원을 받아 2020년 12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약 5년간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과제 ‘구조배터리 기반 초고효율 감시정찰 자율비행로봇 개발’을 수행했다. 미래 전장에서 장시간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배터리 기반의 새로운 무인비행체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개별 요소기술을 독립적으로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배터리와 소재, 비행체 설계·제어, 자율비행, 퍼칭용 그리퍼 등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을 하나의 자율비행 시스템으로 통합했다는 점이다.생명화학공학과와 기계공학 분야 연구진은 고에너지밀도 에너지원인 리튬-황 배터리와 구조체의 기능을 결합한 구조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무인비행체에 적용했다. 구조배터리는 에너지 저장장치가 비행체 구조의 일부 역할까지 동시에 담당하도록 하는 기술로, 기존처럼 배터리와 기체 구조물을 별도로 탑재할 때 발생하는 중복 중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비행체 분야에서는 조류(알바트로스)의 효율적인 비행에서 착안한 생체모방형 가변익 비행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의 고정된 형상을 갖는 무인기와 달리 비행 조건과 임무 상황에 따라 날개의 받음각과 후퇴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수직이착륙과 고정익 순항비행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또한 전기및전자공학 분야 연구진은 군 작전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GPS 신호 제한 상황을 고려해 카메라 기반 장애물 인식 및 회피, 목표지점 접근과 호버링 등 자율비행 기술을 구현했다. 수림과 같이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목표지점까지 접근하여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상황을 고려했다.< 작전 활용 예상도 > 연구팀은 조류가 나뭇가지 등에 내려앉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행동에 착안해 비행체 하부에 줄꼬임 구동기 기반 퍼칭용 그리퍼를 적용했다.드론이 지속적으로 호버링하며 감시임무를 수행할 경우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목표지역의 구조물이나 지지물에 착지해 비행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감시임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퍼칭 이후에는 그리퍼를 해제하고 다시 이륙해 추가적인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거나 원대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이를 통해 구조배터리를 이용한 기체 경량화와 에너지 저장 효율 향상뿐 아니라, 비행 자체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운용 개념까지 함께 적용함으로써 작전가용시간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감시정찰 무인체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이번 과제를 통해 연구진은 리튬-황 구조배터리를 실제 비행체 구조에 적용하고, 생체모방형 비행체와 자율비행, 퍼칭 기술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계함으로써 차세대 국방 무인체계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연구팀은 특히 리튬-황 구조배터리를 기반으로 생체모방 비행과 자율비행, 퍼칭 그리퍼를 통합한 국방 감시정찰 드론을 국방 분야에서 최초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개발된 핵심기술을 단순히 결합하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임무체계로 설계하고 실제 비행 플랫폼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연구 컨소시엄 구성 및 임무 분장 > 연구팀은 약 5년간의 과제 수행 과정에서 구조배터리와 복합재료, 생체모방 비행체 설계, 공력 해석 및 제어, 자율비행, 퍼칭 기술 등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관련 성과는 국내외 학술지 논문과 국제·국내 학술대회 발표 등으로 이어졌다.과제 수행을 통해 권위 있는 주요 학술지 Small 등 SCI(E)급 국제학술지 논문 3편, 국내외 학술대회 발표 11건, 특허 1건 등의 연구성과를 창출했으며, 과제 종료 이후에도 일부 연구결과는 후속 논문 및 관련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연구책임자인 기계공학과 김경수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배터리와 소재, 비행체, 제어, 자율비행 등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을 하나의 국방 무인비행 플랫폼으로 구현했다는 데 있다”며 “5년간의 융합연구를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이 향후 장기체공 감시정찰과 다목적 국방 무인체계 개발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6030
- KAIST총동문회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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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과
[연구]배터리 ‘방해꾼’도 에너지로… 저장 순서 바꾼 발상의 전환
< (왼쪽부터) KAIST 박선아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박근찬 학생(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이규원 석사(포항공과대학교[졸업생], 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김강민 학생(제2저자) >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비교적 낮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많은 에너지를 빠르게 저장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기존에는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방해꾼’으로 여겨졌던 반응을 오히려 에너지를 더 저장하는 데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는 차세대 물 기반 배터리의 가능성을 열었다.우리 대학은 화학과 박선아 교수 연구팀이 금속과 유기 분자가 연결돼 미세한 구멍을 이루는 2차원 전도성 금속-유기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이용해 배터리 안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아연 이온(Zn²⁺)과 양성자(H⁺,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입자)를 차례로 저장하는 새로운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수계 아연이온전지는 물을 기반으로 한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다. 전해질은 배터리 안에서 이온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물질이다. 수계 아연이온전지는 불이 붙을 위험이 비교적 낮고 가격이 저렴하며 환경 부담도 적어, 많은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차세대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아연 이온은 전하가 커 전극 안에서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워,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 빠르게 충·방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양성자는 작고 빠르게 움직이지만, 너무 많이 반응하면 부산물이 생겨 아연 이온의 이동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양성자는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방해꾼’으로 여겨져 반응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연구팀은 발상을 바꿨다. 양성자 반응을 없애는 대신, 아연 이온과 양성자가 저장되는 순서를 조절해 둘 다 에너지 저장에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이를 위해 연구팀은 전극의 미세한 구멍 안에 양성자를 붙잡는 일종의 ‘저장 자리’인 아민(amine) 작용기를 넣었다. 아민 작용기가 특정 전압에서 양성자를 저장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되고, 그다음 양성자가 추가로 저장되도록 한 것이다.< 2차원 전도성 MOF 내에서 아연 이온과 양성자의 순차 저장을 통해 고용량 에너지 저장을 구현한 개념도 > 원리는 빈 병에 큰 자갈을 먼저 넣고, 자갈 사이의 빈틈을 고운 모래로 채우는 것과 비슷하다. 비교적 큰 아연 이온을 먼저 저장하고 이후 작은 양성자를 추가로 저장해 하나의 전극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실제로 전압이 높은 구간에서는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되고, 전압이 더 낮아지면 양성자가 추가로 저장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극 소재 Cu₃(HHTATP)₂에서는 이처럼 아연 이온과 양성자가 서로 다른 전압 영역에서 차례로 에너지 저장에 참여했다.특히 중요한 것은 순서다. 양성자가 너무 일찍 반응하면 부산물이 생겨 아연 이온의 이동을 방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된 뒤 양성자가 반응하도록 해 두 저장 과정이 서로 방해하는 것을 줄였다.개발한 전극 소재는 0.5 A g⁻¹의 조건에서 368.7 mAh g⁻¹의 높은 저장 용량을 기록했다. 쉽게 말해 적은 양의 전극 소재로도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특히 충·방전 속도를 16배 높인 빠른 조건에서도 처음 저장 용량의 절반에 가까운 46.9%를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충·방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 줄어드는데, 이번 전극은 빠른 충·방전에서도 상당한 저장 능력을 유지한 것이다. 또한 500회 이상 빠른 충·방전을 반복한 뒤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연구팀은 다양한 X-선 분석법을 통해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되고, 이후 양성자가 추가로 저장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또한 양성자를 저장했다가 다시 내보내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이번 연구는 다공성 전극 소재에서 고용량과 빠른 이온 수송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분자 수준의 설계를 통해 서로 다른 이온이 저장되는 순서를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차세대 수계 아연 이온 전지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이를 통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수계 아연이온전지가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 향후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활용되는 물 기반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이미지 (AI생성) > KAIST 박선아 교수는 “기존에는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방해꾼’으로 여겨졌던 양성자를 오히려 에너지를 더 저장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번 원리를 다양한 전극 소재에 적용해 더 많은 에너지를 빠르게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POSTECH 박근찬 석박통합과정생 및 이규원 석사과정생(졸업)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Chem에 7월 7일 자 게재됐다.※ 논문명 : Sequential Zn2+–H+ Storage in a 2D Conductive Metal-Organic Framework for Advanced Aqueous Zinc-Ion Battery DOI: 10.1016/j.chempr.2026.103129※ 저자 정보 : 박근찬 (공동 1 저자), 이규원 (공동 1 저자), 김강민 (제2 저자), 박선아 (교신저자)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6010
- KAIST총동문회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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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과
[연구]환자 대신 ‘칩’이 먼저 항암제 맞아본다…뇌종양 맞춤치료 가능성 열어
< (상단 왼쪽부터) 성균관대학교 이가은 박사과정, 안중호 교수, 분당차병원 임재준 교수, 차의과학대학교 강윤정교수, (하단 앞줄) KAIST 류민수 박사과정, 안송이 교수, 하단 뒷줄 강나영 석사과정, 정진우 박사과정 > 같은 뇌종양에 같은 항암제를 써도 환자마다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앞으로는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 환자의 종양 환경을 재현한 ‘칩’에서 먼저 약효를 확인해보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환자의 종양세포와 뇌혈관 환경을 칩에 구현해 환자별 치료 반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환자 맞춤형 뇌종양 치료와 신약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안송이 교수팀이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안중호 교수팀,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임재준 교수, 차의과학대학교(총장 차원태) 강윤정 교수팀과 함께 교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혈액-뇌종양 장벽(Blood-Brain Tumor Barrier, BBTB) 칩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교모세포종은 가장 치명적인 악성 뇌종양 중 하나다. 암세포가 정상 뇌조직으로 빠르게 퍼지는 데다 종양의 특성도 환자마다 달라 치료가 어렵다.특히 뇌에는 혈액 속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혈액-뇌 장벽’이 있다. 하지만 이 장벽은 치료에 필요한 항암제가 뇌종양까지 충분히 도달하는 것도 방해한다. 교모세포종이 생기면 종양 주변의 혈관장벽 역시 변하는데, 그 정도와 특성이 환자마다 다르다. 같은 치료제를 사용해도 환자마다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기존에는 교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종양의 유전자나 바이오마커를 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만으로는 환자마다 다른 종양 주변 혈관 환경과 실제 약물 반응까지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의 종양뿐 아니라 항암제가 종양까지 도달하는 ‘길’인 혈관장벽까지 함께 칩 위에 구현했다.< 미세유체 혈액-뇌종양 장벽 칩을 이용한 환자맞춤형 약물 평가 > 환자에게서 얻은 교모세포종 세포와 뇌혈관 내피세포, 별아교세포를 작은 미세유체 칩 안에서 함께 배양해 실제 종양과 정상 뇌조직이 맞닿는 경계 부위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었다. 혈관 주변 세포와 면역세포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해 실제 사람의 뇌종양 주변 혈관 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연구팀은 서로 다른 교모세포종 환자 3명의 종양세포로 각각의 환자를 모사한 혈액-뇌종양 장벽 칩을 제작했다. 이어 교모세포종 치료에 사용되는 테모졸로마이드(TMZ)와 베바시주맙(BEV)을 적용해 환자별 치료 반응을 비교했다. 테모졸로마이드는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항암제인 반면, 베바시주맙은 암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그 결과, 기존 유전자 검사에서는 비슷한 치료 반응이 예상됐던 환자들도 칩에서 나타난 혈관장벽의 특성과 치료제 반응은 서로 달랐다. 특히 칩에서 확인한 환자별 치료 반응은 실제 환자의 치료 경과와도 높은 수준으로 일치했다. 이는 유전자 정보가 비슷하더라도 환자의 종양 주변 혈관장벽 상태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를 환자 맞춤형 칩을 통해 확인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이번 연구의 핵심은 ‘암세포가 이 약에 반응하는가’를 넘어 ‘이 환자의 종양 환경에서 이 치료가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함께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예측 성능과 재현성이 검증된다면, 환자의 종양세포로 만든 칩에 여러 치료제를 먼저 적용해보고 효과가 높은 치료 전략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가 여러 치료법을 직접 경험한 뒤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환자 대신 칩에서 치료 반응을 먼저 살펴보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맞춤형 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 이미지(AI생성 이미지) > 신약 개발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뇌종양 치료제는 암세포에 대한 효과뿐 아니라 뇌종양 주변의 혈관장벽 환경에서 제대로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플랫폼을 활용하면 실제 환자의 종양과 혈관장벽을 모사한 환경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를 평가하고,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지 탐색하는 전임상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다.안송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유래 종양세포와 혈액-뇌종양 장벽을 함께 재현함으로써 환자마다 다른 치료 반응을 실제와 가깝게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해 교모세포종 환자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신약 개발을 위한 전임상 평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류민수 박사과정과 성균관대학교 이가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Small’에 2026년 6월 27일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의 Front Cover로 선정됐다.※ 논문명: Human Blood-Brain Tumor Barrier on a Chip to Investigate Personalized Treatment for Glioblastoma Patients, DOI: 10.1002/smll.202506712한편, 이번 연구는 보스턴코리아혁신연구지원(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RS-2024 -00468873)과 신진연구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RS-2026-2548793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5910
- KAIST총동문회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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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공학과
[연구]버리던 ‘잡음’으로 뇌처럼 신호 처리하는 ‘인공 뉴런’ 개발
< (왼쪽부터) 신소재공학과 김대희 박사과정, 고태욱 박사과정, 김도훈 박사 (제1저자), 장서은 석사과정, 이민구 박사과정, 김경민 교수 > 반도체에서 ‘잡음’은 신호를 방해해 없애야 할 골칫거리로 여겨져 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 잡음을 없애는 대신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데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잡음을 조절해 사람의 움직임부터 음성까지 서로 다른 신호의 특징을 골라 처리할 수 있는 인공 뉴런을 구현한 것이다. 향후 하나의 반도체로 다양한 신호를 처리하는 저전력 두뇌모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잡음을 활용해 사람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새로운 뉴로모픽 뉴런*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원하는 주파수의 신호를 골라내 뇌의 뉴런과 유사한 전기 신호로 바꿔 처리할 수 있다.* 뉴로모픽 뉴런: 뇌 신경세포의 작동 방식을 본떠 만든 인공 신경세포(반도체 소자)전자기기에서 잡음은 라디오의 ‘지지직’ 소리처럼 신호에 불규칙하게 섞여 정보를 정확히 읽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주로 없애야 할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반면 인간의 뇌에서는 신경세포인 뉴런이 같은 자극에도 매번 똑같이 반응하지 않으며, 이러한 불규칙성은 다양한 자극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연구팀은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반도체의 잡음을 없애지 않고, 오히려 뇌의 뉴런처럼 활용할 수 없을까?”라는 발상의 전환이다.이를 위해 연구팀은 ‘멤리스터(Memristor)’라는 반도체 소자를 이용했다. 멤리스터는 전기 자극을 가하면 저항이 달라지고, 전원을 끈 뒤에도 그 상태를 기억할 수 있는 소자다. 쉽게 말해 전기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를 기억하는 작은 전자 메모리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멤리스터의 저항 상태를 바꾸면 전류 잡음의 크기와 변동 특성도 함께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멤리스터의 저항 상태를 조절함으로써 잡음의 특성도 함께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연구팀은 이렇게 조절한 잡음을 증폭해 뇌의 뉴런이 정보를 전달할 때 발생시키는 것과 유사한 불규칙한 전기 신호인 ‘스파이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잡음을 이용해 뇌의 신경세포처럼 확률적으로 반응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확률 뉴런(Programmable Probabilistic Neuron, PPN)’을 구현했다.< 생물학적 뉴런과 멤리스터 기반 확률적 뉴런의 비교 > 사람의 뉴런이 같은 자극에도 항상 똑같이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이 인공 뉴런도 입력 신호와 설정된 잡음 특성에 따라 스파이크를 발생시키는 확률이 달라진다. 즉, 기존에는 방해 요소였던 잡음이 인공 뉴런의 반응을 만들어내는 정보처리 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멤리스터의 상태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이 인공 뉴런이 어떤 속도의 신호에 잘 반응할지를 바꿀 수 있도록 했다.예를 들어 사람이 걷거나 팔을 움직일 때 생기는 신호는 비교적 천천히 변하는 반면, 음성 신호는 훨씬 빠르게 변한다. 이번 기술은 하나의 뉴런 회로를 그대로 두고 멤리스터의 상태만 바꿔 느린 움직임 신호에 잘 반응하도록 했다가, 필요할 때는 빠른 음성 신호에 잘 반응하도록 바꿀 수 있다. 하나의 라디오에서 주파수를 바꿔 원하는 방송을 골라 듣는 것과 비슷하다.< 멤리스터 저항에 따라 달라지는 노이즈와 스파이크 발생 특성 > 연구팀은 이러한 인공 뉴런을 이용해 수 Hz 수준의 신체 활동 신호와 수 kHz 영역의 음성 신호를 각각 스파이크 신호로 인코딩한 뒤 인식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동작 인식에서는 94.8%, 음성 인식에서는 95.0%의 정확도를 확인했다.※ Hz(헤르츠): 신호가 1초 동안 반복되는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1kHz는 1초에 1,000번 반복되는 것을 뜻함< 동작 신호와 음성 신호를 위한 재구성형 시계열 인코딩 > 이번 연구는 잡음을 이용해 인공 뉴런을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반도체 뉴런을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의 신호에 맞춰 바꿔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의 움직임 감지부터 음성 인식까지 다양한 시계열 신호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두뇌모사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저전력 뉴로모픽 시스템 구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이미지 (AI 생성) > 김경민 교수는 “멤리스터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단순한 오차나 불안정성으로 보지 않고 정보처리 자원으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만든 뉴런 소자는 단일 하드웨어로 다양한 속도와 주파수의 신호에 맞춰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두뇌모사 기술로, 향후 저전력 뉴로모픽 시스템의 신호처리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에는 신소재공학과 김도훈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9.1)’에 8월 5일 게재됐다.※ 논문명: Noise-Tunable Memristor Enabling Programmable Probabilistic Neurons for Frequency-Selective Time-Series Signal Encoding, DOI: 10.1002/adma.74529한편, 이번 연구는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과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5890
- KAIST총동문회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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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과
[연구]복잡한 신소재 없이 빛의 회전 방향을 마음대로 제어한다
< (왼쪽부터) 한정연 학생 (KAIST 화학과), 허정무 교수 (아주대 응용화학과), 이경진 교수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윤동기 교수 (KAIST 화학과) > 복잡한 신소재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분자의 집단적인 배열을 제어해 빛의 회전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원편광은 빛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바람개비처럼 회전하며 나아가는 특수한 빛으로, 회전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광통신, 보안기술의 핵심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비카이랄 분자를 ‘초미세 바람개비'처럼 배열시키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원하는 방향의 원편광을 구현했다.< 종이접기에 비유한 대칭 분자를 이용한 초미세 바람개비 구조(카이랄 구조) 제작 > 우리 대학은 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학교(총장 김정겸), 아주대학교(총장 최기주),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및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과 공동으로, 대칭적인 비카이랄(Achiral) 액정 분자를 공간적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전기장을 가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카이랄(Chiral) 바람개비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고분자 나노섬유로 영구적으로 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우리의 왼손과 오른손처럼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지만 서로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성질을 카이랄성(Chirality)이라고 한다. 이러한 카이랄성은 단백질과 DNA 같은 생체분자는 물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광센서, 광통신 등에 사용되는 광학 소재의 핵심 특성이다.그러나 지금까지는 카이랄 광학 소재를 만들기 위해 분자 자체를 비대칭 구조로 복잡하게 합성하거나 많은 양의 카이랄 물질을 첨가해야 했다. 이 때문에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소재 선택의 폭이 제한되며, 넓은 영역에서 하나의 회전 방향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적인 배열이 카이랄성을 만든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비카이랄 발광체 도입을 통한 구조 유도 원편광 발광 구현 > 연구팀은 같은 종이라도 접는 방향에 따라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의 바람개비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분자에 적용했다. 개별 분자 자체에는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이 없더라도 여러 분자가 특정한 방식으로 집단적으로 배열되면 전체 구조에는 서로 반대되는 카이랄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연구팀은 막대 모양의 분자들이 스스로 초미세 바람개비처럼 모이도록 만든 뒤, 여기에 전체 물질의 1%도 되지 않는 극소량의 카이랄 첨가제를 넣어 모든 바람개비가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유도했다. 이어 이 구조를 고분자 나노섬유 위에 그대로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제작된 구조에 일반적인 발광 물질을 도입하자, 구조의 회전 방향에 따라 서로 반대 부호의 원편광(Circularly Polarized Light) 발광 신호가 나타났다. 이는 발광 분자 자체에 카이랄성을 새롭게 도입하지 않고도 주변 구조의 배열만으로 방출되는 빛의 편광 특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즉, 빛을 내는 분자의 화학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고도, 그 주변에 형성된 구조의 배열을 제어해 빛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쉽게 말해, 같은 레고 블록도 조립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모양이 되듯, 같은 분자도 배열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카이랄 구조와 광학적 특성을 나타낼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다.< 연구이미지 (AI생성) > 윤동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카이랄 분자의 화학구조가 아닌‘배열 방식'만으로 빛의 회전 방향을 제어한 것이 핵심”이라며 "복잡한 신소재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AR·VR 광학소자, 편광 센서, 광통신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 소재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제1저자인 한정연 박사과정은 "기존에는 왼손과 오른손 구조가 함께 생겨 카이랄 특성이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극소량의 첨가제가 회전 방향만 선택하도록 설계해 넓은 영역에서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한정연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 Microchiral pinwheel arrays based on achiral molecules, 10.1038/s41467-026-76089-z※ 저자: 한정연(제1저자), 박원경, 노병일, 후미토 아라오카(Fumito Araoka), 정성욱, 전병학, 유영민, 박윤수, 이경진*, 허정무*, 윤동기* (*교신저자)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혁신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노코어(InnoCORE)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5790
- KAIST총동문회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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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화학공학과
[연구]수소만 ‘쏙’ 골라내는 원자 크기 그물망 설계…청정수소 정제 새 길 열어
< (왼쪽부터) 이홍주 박사, 배태현 교수, 최수현 박사과정 > 여러 기체가 뒤섞인 혼합가스에서 수소만 쏙 골라낼 수 있는 ‘원자 크기 그물망’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고분자 안에 작은 수소 분자만 선택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초미세 통로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데 성공해, 향후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정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배태현 교수 연구팀이 고분자 분리막 내부에 원자나 분자 크기인 옹스트롬(Å) 수준의 초미세 수소 이동통로를 만들고, 이 통로가 얼마나 완전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네트워크 완결성(Network Completeness)’을 통해 수소 분리 성능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1Å은 100억 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0만 분의 1 수준이다.수소는 사용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 질소 등 다른 기체와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아 수소만 높은 순도로 골라내는 분리·정제 기술이 필요하다.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수소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분리막’이다. 분리막은 크기가 다른 모래알을 체로 걸러내듯 작은 수소는 통과시키고, 상대적으로 큰 다른 기체는 걸러내는 ‘아주 촘촘한 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연구개요 [왼쪽] 가교 연결 완성도(BCD) 향상을 통한 고분자 분자체 분리막의 수소 분리 성능 개선 전략 모식도 > 그동안 기체 분리에는 분자가 지나가는 미세한 구멍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금속유기골격체(MOF)와 공유결합유기골격체(COF) 같은 다공성 소재가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결함 없이 넓은 면적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고분자 분리막은 얇고 넓게 만들기 쉽고 가공이 편해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유리하지만, 기체가 지나가는 아주 작은 공간을 원하는 크기로 정밀하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연구팀은 ‘정밀한 구멍을 만들 수 있는 소재’와 ‘가공하기 쉬운 고분자’의 장점을 결합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를 위해 고분자 사슬을 서로 이어주는 연결 물질인 ‘가교제’를 이용해 촘촘한 그물망 구조를 만들었다. 고분자를 실이라고 한다면 가교제는 실과 실을 이어주는 매듭과 같다. 이 매듭을 이용해 작은 수소가 지나갈 수 있는 초미세 통로를 고분자 내부에 만든 것이다.연구팀은 여기서 연결의 ‘개수’보다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로가 아무리 많더라도 중간중간 끊겨 있으면 수소가 제대로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고분자 내부의 연결이 얼마나 완전하게 이뤄졌는지를 나타내는 ‘가교 연결 완성도(Bridge Connectivity Degree, BCD)’라는 새로운 지표를 제안했다. 쉽게 말해 기존에는 ‘매듭이 얼마나 많은가’를 주로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매듭들이 제대로 이어져 하나의 온전한 그물을 만들었는가’를 평가한 것이다.연구팀이 개발한 분리막(ms-oDMB-DB50)은 가교 연결 완성도가 73%에 달했다. 그 결과 수소가 분리막을 통과하는 성능과 질소가 섞인 기체에서 수소만 골라내는 성능이 원재료(DB50)보다 동시에 크게 향상됐다. 즉, 수소는 잘 통과시키면서 다른 기체는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빠르고 정교한 체’를 구현한 셈이다.연구팀은 실제로 분리막 내부에 3Å 이하의 초미세 공간이 다수 만들어진 것도 확인했다. 이 공간은 상대적으로 큰 기체는 들어가기 어렵고 작은 수소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공간이 실제 존재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수소보다도 작은 헬륨 분자를 활용했다. 아주 작은 구멍에 그보다 더 작은 구슬을 넣어보는 것처럼, 헬륨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확인해 초미세 구멍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정성과 내구성도 확인했다. 새로 개발한 분리막은 100시간 동안 연속으로 운전해도 수소 분리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한 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정도도 기존 최고 성능 수준의 고분자 분리막보다 약 2배 높았다. 수소를 잘 골라내는 성능뿐 아니라 실제 공정에서 필요한 튼튼함까지 갖춘 것이다.이번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성능이 뛰어난 수소 분리막을 개발한 데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고분자 내부에 작은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이 공간들을 서로 잘 연결해 수소가 지나갈 수 있는 온전한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도로가 아무리 많아도 중간중간 끊겨 있으면 목적지까지 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번 연구는 수소가 지나가는 ‘길의 완성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리막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앞으로는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분리하려는 기체의 크기와 특성에 맞춰 초미세 통로를 만드는 ‘맞춤형 분리막’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 기술이 다양한 고분자 분리막으로 확장되면 수소 정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집, 천연가스 정제 등 특정 기체만 선택적으로 골라내야 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연구 이미지 (AI 생성) > 이홍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 내부의 작은 통로가 얼마나 완전하게 연결돼 있는지가 수소 분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한 고성능 분리막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배태현 교수는 “레고 블록을 맞추듯 고분자를 촘촘하게 연결해 수소만 빠져나갈 수 있는 초미세 그물망을 만들었다”며 “향후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정제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에는 이홍주 박사(현 KIST 박사후연구원)가 제 1저자로, 최수현 연구원이 제 2저자로 참여했으며 배태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23일 게재됐다.※ 논문명: Network completeness enables angstrom-scale transport pathways in polymer membranes, DOI: 10.1038/s41467-026-73860-0※ 저자 정보: 이홍주((전) KAIST, (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1저자), 최수현(KAIST, 제2저자), 배태현(KAIST, 교신저자)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2025년도 글로벌 C.L.E.A.N 사업과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5690
- KAIST총동문회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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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학부
[연구]1억 1천만 뉴스 댓글서 ‘외국발 여론 흔들기’ 찾는 AI 기술 개발
< (왼쪽부터) KAIST 김재홍 박사과정, 김현승 석사과정, 전산학부 김지선 박사과정, 전산학부 오혜연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토르스텐 홀츠, KAIST 이원재 교수, KAIST 차미영 교수 >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온라인 갈등 뒤에 조직적인 여론 개입이 숨어 있다면 어떨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20년간 축적된 1억 1,000만 건의 뉴스 댓글을 AI로 분석해,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흔적과 그 판단 근거까지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우리 대학은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전산학부 차미영 교수(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단장 겸임), 오혜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막스플랑크 연구소 토르스텐 홀츠 교수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온라인 뉴스 댓글에서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그 판단 근거까지 제시하는 ‘설명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개념도 (Conceptual Image, AI 생성) > 특정 세력이 댓글이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활동을 ‘온라인 영향력 공작’이라고 한다. 기존 AI 탐지 기술은 특정 계정을 의심 계정으로 분류하더라도 “왜 이 계정을 의심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앞서 식별한 외국 연계 계정 70개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 계정들과 연관되거나 같은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계정들을 추적해 2006년부터 2025년까지 20년간 네이버 뉴스에 작성된 약 1억 1,000만 건의 댓글을 분석했다.< 설명 가능한 AI 계층 구조 > < 2006~2025년 외국 연계 의심 계정의 활동 추이 >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댓글을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먼저 작성자가 외국과 연계됐다고 의심할 만한 표현이나 맥락이 있는지를 살피고, 이어 도덕적 비난이나 맹목적 찬양처럼 사회적 양극화를 키울 수 있는 감정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감정이 어느 국가나 대상을 향하는지 파악한다.특히 이번 기술의 핵심은 AI가 단순히 ‘의심스럽다’는 결과만 내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AI가 판단을 내리는 데 근거가 된 댓글 속 표현을 함께 제시해 사람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계정의 활동 빈도와 활동 기간, 다른 의심 계정과의 활동 연관성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을 함께 분석했다.연구팀은 이를 통해 네이버 뉴스 이용자 약 400만 명 가운데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 2만 3,998개를 식별했다. 분석 과정에서는 이들 의심 계정의 활동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도 발견됐다. 특정 정치 진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방향의 메시지가 두드러진 것이다.실제로 대중의 호응을 많이 얻은 상위 10개 표적 가운데 7개가 국내 유명 정치인으로 나타났다.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집중되지 않고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정당 등이 폭넓게 대상이 됐다.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을 단순히 ‘어느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가’의 관점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정 진영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기존의 정치적 갈등을 자극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연구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계정 단위의 단순 분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떤 메시지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지를 AI가 찾아내고 그 판단 근거까지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향후 이 기술은 선거 또는 국가적 위기처럼 사회적 관심과 갈등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에 활용될 수 있다. 포털과 모니터링 기관이 대규모 댓글 가운데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계정이나 메시지를 AI로 선별하고, 전문가가 AI가 제시한 근거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구팀은 AI가 의심 계정을 자동으로 차단하거나 제재하는 방식보다 전문가의 판단을 지원하는 ‘설명 가능한 콘텐츠 관리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이미지 (AI 생성) > 이원재 교수는 “2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며 “선거 등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해야 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오혜연 교수는 “AI가 댓글의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갈등을 유발하는 감정과 계정의 조직적인 행동 패턴까지 함께 분석했다”며 “갈수록 교묘해지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탐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차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 과학을 실제 사회 문제 해결로 연결한 ‘액셔너블 데이터 과학(Actionable Data Science)’의 사례”라며 “디지털 공론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공동 제1저자인 KAIST 김재홍 박사과정과 김현승 석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컴퓨터 보안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USENIX Security Symposium 2026(유즈닉스 시큐리티 심포지엄 2026)’에서 8월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Cross-National Information Attacks: A Two-Decade Analysis of Troll Behavior in Korea, DOI: 10.48550/arXiv.2606.22785이번 연구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글로벌 정보보호 고급 인력 양성과제(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 RS-2024-00441762),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RS-2022-00165347), 첨단데이터컴퓨팅연구실 (KAIST, N1125008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5630
- KAIST총동문회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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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화학공학과
[연구]제멋대로 움직이던 기체 ‘줄 세웠다’…탄소 포집·수소 저장 새 길
< (왼쪽부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김영훈·김도훈 박사과정 >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는 골라 잡고,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는 작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담아야 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까’를 넘어, 원하는 모양으로 ‘줄 세우는’새로운 소재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에 적용되면, 탄소는 더 잘 골라 잡고 수소는 더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맞춤형 소재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아주 작은 구멍이 무수히 뚫린 다공성 물질 안에서 기체를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줄 세우고’, 원하는 기체 배열을 만드는 소재까지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연구팀은 미세한 구멍에 기체를 담거나 골라낼 수 있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활용했다. MOF는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 미세한 구멍에 기체를 담을 수 있어 일종의 ‘분자 스펀지’와 같다. 연구팀은 수많은 MOF 구조를 탐색해 기체가 제멋대로 흩어지지 않고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가스 격자(Gas Lattice)’ 현상을 찾아냈으며, 나아가 AI를 활용해 원하는 기체 배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구조를 직접 설계하는 데도 성공했다.*금속-유기 골격체(MOF):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해 만들어진 물질로,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무수히 있어 기체 저장·분리 등에 활용되는 다공성 소재지금까지 다공성 소재 연구에서는 기체가 얼마나 많이 흡착되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기체 분자 역시 소재 내부의 빈 공간에 무질서하게 흩어져 붙는다고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체가 들어가는 미세 공간을 정교하게 설계하면 기체가 자리 잡는 위치와 배열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쉽게 말해 기체를 담는 ‘그릇’의 크기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기체가 어디에 자리 잡을지까지 설계하겠다는 것이다.연구팀은 단일 원소 기체인 제논(Xe)을 이용해 이를 확인했다. 방대한 금속-유기 골격체 구조를 탐색한 결과, 특정 코발트 기반 다공성 물질(Co-CAU-36) 안에서 제논이 규칙적인 격자를 이루는 현상을 찾아냈다.< 기존의 흡착제 중심 설계와 가스 격자를 포함한 가스 격자 디자인 비교 > 컴퓨터 시뮬레이션(GCMC) 결과, 제논은 기공 안에 제멋대로 흩어지는 대신 ‘체심 입방 격자(BCC)’라는 일정한 결정 형태로 정렬됐다. 상자 안에 공을 아무렇게나 쏟아 넣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자리에 공을 하나씩 맞춰 놓은 것처럼 제논 원자들이 일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이는 MOF의 미세한 기공이 일종의 ‘틀’ 역할을 해 제논 원자들이 자리 잡을 위치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즉, 기체 자체에 극한의 조건을 가해 결정화하는 것과 달리, 기체가 들어가는 공간을 이용해 규칙적인 배열을 만들어낸 것이다.특히 서로 다른 기체를 섞었을 때는 흥미로운 분리 현상도 나타났다. 산업적으로 분리 가치가 높은 제논(Xe)과 크립톤(Kr)을 함께 넣자 제논이 먼저 규칙적인 껍질 형태의 격자를 만들고, 크립톤은 그 중심부에 자리 잡았다. 두 기체가 뒤섞이는 대신 서로 다른 공간에 나뉘어 자리 잡은 것이다.이는 혼합기체를 분리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주로 소재에 더 잘 달라붙는 기체를 선택적으로 잡아내는 방식에 주목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기체가 만드는 ‘배열’에 따라 서로 다른 기체가 공간적으로 나뉘는 새로운 현상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원하는 모양으로 기체를 배열하려면 어떤 소재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도전했다.이를 위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 유전 알고리즘을 결합했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좋은 소재를 하나씩 찾아가는 대신, 원하는 기체 배열을 먼저 정하고 AI가 이에 적합한 다공성 구조를 거꾸로 찾아가는 ‘역설계’ 방식이다.그 결과 연구팀은 체심 입방(BCC)은 물론 면심 입방(FCC) 형태로 기체를 배열할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구조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좋은 스펀지를 먼저 찾고 그 안에서 기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기체를 이런 모양으로 배열하고 싶다’는 목표에서 출발해 그에 맞는 스펀지 구조를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향후 이 기술이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 다양한 기체로 확대되면,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기체를 선택적으로 포집·분리하거나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재 설계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분자의 위치와 배열에 따라 화학반응이 달라지는 촉매 분야에서도 원하는 반응을 유도하는 소재 설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 이미지 (AI 생성) > 김지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체를 다공성 물질 안에서 결정처럼 줄 세운 첫 사례”라며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지만 고민하던 데서 나아가, 원하는 배열까지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분자에 적용하면 목적에 맞는 분리·저장 소재를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영훈 박사과정과 김도훈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고, 김승우 석사과정과 임윤성 박사가 제2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Framework-templated gas lattices in metal-organic frameworks, DOI: 10.1038/s41467-026-74776-5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연구재단 이종소재지원사업과 한국연구재단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5570
- KAIST총동문회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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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및전자공학부
[연구]데이터 속도 맞춰 스스로 반응하는 '카멜레온 AI 반도체' 개발
< (왼쪽부터) 반도체공학대학원 김대원 박사과정(제1저자), 최신현 석좌교수(교신저자) > AI 반도체도 이제‘눈치'를 본다. 기존 AI 반도체는 입력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와 정보를 기억하는 시간이 한 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는‘고정된 반응 특성'을 가졌지만, 이제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스스로 반응하는 시대가 열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 기술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의 예측 오류를 기존보다 최대 40배 줄였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웨어러블 기기의 실시간 AI 성능을 높일 핵심 원천기술로 기대된다.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반도체공학대학원 최신현 석좌교수 연구팀이 입력되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따라 반응 특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새로운 AI 반도체 소자‘프로그래머블 동적 멤트랜지스터(Programmable Dynamic Memtransistor, PDM)'와 이를 집적한 어레이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다양한 시간 척도의 시계열 신호를 함께 처리하는 프로그래머블 동적 멤트랜지스터(PDM)의 개념 및 동작 원리 > 멤트랜지스터(Memtransistor)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Memory)와 계산을 수행하는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차세대 반도체 소자다. 데이터를 계산하면서도 이전 정보를 기억할 수 있어 입력되는 데이터에 맞춰 반응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현실 세계의 데이터는 모두 같은 속도로 변하지 않는다. 심장 박동이나 음성처럼 매우 빠르게 변하는 정보가 있는가 하면, 날씨나 공장 설비 상태처럼 천천히 변하는 정보도 있다. 하지만 기존 AI 반도체는 입력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와 그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시간 응답 특성)이 고정돼 있어, 서로 다른 속도의 데이터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적 정보를 저장하는 층(전하 저장층)과 전자를 저장해 반도체의 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층(전자 포획층)을 하나의 트랜지스터 안에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개발했다.PDM은 데이터가 입력되면 전하 저장층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전자 포획층이 반도체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를 조절한다. 마치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는 속도를 높이고 골목길에서는 속도를 줄이듯, 반도체도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반응 속도를 스스로 선택한다.실험 결과 연구팀은 반도체가 입력 신호에 반응한 뒤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을 약 5배 범위에서 조절했으며, 빠르게 반복되는 신호를 처리하는 능력(주파수 특성)도 10배 이상 폭넓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특히 빠르게 변하는 정보와 느리게 변하는 정보가 함께 포함된 시계열 데이터(Time-series data,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속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 예측 실험에서는 기존의 고정형 반도체보다 예측 오류를 최대 40배 줄이는 성능을 보였다.또한 연구팀은 PDM을 여러 개 연결한 어레이(Array, 동일한 반도체 소자를 일정한 형태로 집적한 구조)를 제작해 실험한 결과,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AI 시스템과 비슷한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훨씬 적은 에너지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다.이번 기술은 별도의 복잡한 데이터 전처리 없이도 다양한 속도로 변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설정한 반응 특성은 전원을 계속 공급하지 않아도 유지되는 비휘발성(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특성)을 갖춰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상용 반도체 공정(CMOS 공정)과도 호환돼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연구이미지 (AI 생성) > 최신현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의 변화 속도에 맞춰 반도체가 스스로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AI 반도체를 구현한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와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AI 기기의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이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KAIST 반도체공학대학원 김대원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조윤호, 서석호, 김유진, 박시온, 장태환, 박채빈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오영택 연구원과 이재덕 Fellow가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최신현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게재됐다.※논문명: Programmable memtransistor array with temporal dynamics modulation for efficient time-series data processing,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6-75211-5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신소자원천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ETRI연구개발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65470
- KAIST총동문회
- 2026-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