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 KAIST총동문회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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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강신영 박사과정, 김영훈 박사과정 >
다성분 다공성 물질(Multivariate Porous Materials, MTV)은 일종의 ‘레고 블록 집합’과 같이 분자 수준에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소재로, 원하는 구조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에너지 저장·변환을 비롯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환경 문제 해결과 차세대 에너지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우리 연구진은 여기에 양자컴퓨팅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복잡한 MTV 설계의 난제를 해결했으며, 이를 통해 차세대 촉매·분리막·에너지 저장 소재 개발의 혁신적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수백만 가지 다성분 다공성 물질(이하 MTV)의 설계 공간을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MTV 다공성 물질은 두 종류 이상의 유기 리간드(링커)와 금속 클러스터와 같은 빌딩 블록 물질 간의 결합을 통해 형성되는 구조로 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서 큰 활용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는 다양한 구성 조합을 통해 새로운 구조를 설계 및 합성이 가능하고, 대표적으로는 가스 흡착, 혼합가스 분리, 센서, 촉매 등이 있다.
하지만, 구성 성분이 다양해질수록 가능한 조합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기존 방식인 고전 컴퓨터를 이용해 모든 구조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복잡한 링커 조합의 MTV 구조의 설계 및 물성 예측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복잡한 다공성 구조를 ‘지도 위에 그려진 연결망(그래프)’처럼 표현한 뒤, 각 연결 지점과 블록 종류를 양자컴퓨터가 다룰 수 있는 큐비트로 바꿔 넣었다. 그리고 ‘어떤 블록을 어느 비율로 배치하면 가장 안정적인 구조가 될까?’라는 문제를 양자컴퓨터에게 풀도록 했다.
< [그림 1] 양자 컴퓨팅을 이용한 다성분 다공성 물질을 설계하는 프레임워크. 유기 링커의 조합·배치를 큐비트로 인코딩하고, 비율·점유·균형 조건을 해밀토니안(비용 함수)에 반영해 기저상태 구성을 도출 함. >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가지 경우를 겹쳐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수백만 가지 레고 집을 한 번에 펼쳐놓고, 그중 가장 튼튼한 집을 빠르게 골라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이 덕분에 기존 컴퓨터가 하나씩 다 계산해야 했던 막대한 경우의 수를 훨씬 적은 자원으로 탐색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실제 보고된 MTV 구조 4가지를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시뮬레이션 뿐만 아니라 IBM 양자컴퓨터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와 ‘실제로도 잘 작동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 [그림 2] IBM Qiskit의 고전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실험 구조들에 대한 VQE 샘플링 결과와 해당 구성을 재현한 구조들. 실험적 구조가 VQE 알고리즘 계산결과로도 가장 높은 확률로 관측, 즉 가장 안정한 형태의 구조로 생성 될 것으로 예측 됨. >
앞으로는 이 방법을 머신러닝과 결합해 단순한 구조 설계뿐 아니라 합성 가능성, 가스 흡착 성능, 전기화학적 특성까지 한 번에 고려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지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다성분 다공성 소재 설계의 병목을 양자컴퓨팅으로 해결한 첫 사례”라며, “이번 성과는 탄소 포집·분리, 선택적 촉매 반응, 이온전도성 전해질 등 정밀 조성이 핵심인 분야에서 맞춤형 소재 설계 기술로 폭넓게 응용될 전망이며, 향후 더 복잡한 시스템에도 유연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화학공학과 강신영·김영훈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화학회지(ACS Central Science) 8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논문명: Quantum Computing Based Design of Multivariate Porous Materials
※ DOI https://doi.org/10.1021/acscentsci.5c00918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이종소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51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