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 KAIST총동문회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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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KAIST 남영은 박사과정, 이재길 교수, 나지혜 박사과정 (우측 상단 왼쪽부터) 고려대 윤수식 교수,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송환준 교수 >
이태원 참사와 같은 다중밀집사고를 예방하려면 단순 인원수 파악을 넘어 인파의 유입·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군중 밀집 예측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축제·행사, 도심 교통 혼잡 완화뿐 아니라 감염병 확산 대응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군중 밀집 상황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군중이 모이는 양상은 단순히 인원수 증감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인원이라도 어디서 유입되고 어느 방향으로 빠져나가는지에 따라 위험 수준이 달라진다.
이재길 교수팀은 이러한 움직임을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래프(time-varying graph)’라는 개념으로 표현했다. 즉, 특정 지역에 몇 명이 있는지(정점 정보)와 지역 간 인구 흐름이 어떤지(간선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야만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지금까지의 대부분 연구는 한 가지 정보만 이용했다. ‘현재 몇 명이 모여있나?’ 혹은 ‘어느 경로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나?’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두 가지를 결합해야만 진짜 위험 신호를 잡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특정 골목 A의 밀집도가 급증하는 현상은 단순히 ‘현재 인원’만으로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인근 지역 B에서 계속해서 A 방향으로 인파가 몰려오는 흐름(간선 정보)을 함께 보면, ‘곧 A 지역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미리 포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바이모달 학습(bi-modal learning)’ 방식을 개발했다. 이는 인구수(정점 정보)와 인구 흐름(간선 정보)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공간적 관계(어느 지역끼리 연결돼 있는지)와 시간적 변화(언제, 어떻게 이동이 발생하는지)를 함께 학습하는 기술이다.
특히 연구팀은 3차원 대조 학습(3D contrastive learning) 기법을 도입했다. 즉, 2차원 공간(지리) 정보뿐만 아니라 시간 정보를 더해 모두 3차원 관계성을 학습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단순히 ‘지금 인구가 많은지, 적은지’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어떤 패턴으로 밀집이 진행하고 있는지’를 읽어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기존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혼잡 발생 장소와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
< 그림 1. 연구팀에서 개발한 바이모달 학습 기반 군중 밀집위험 예측 작동 흐름도, 연구팀에서 개발한 바이모달 학습(bi-modal learning) 기반의 군중 밀집 위험 예측 작동 흐름도. 정점 기반 시계열은 특정 지역에서의 지표 변화(예: 밀집도 증감)를 나타내고, 간선 기반 시계열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지역 간 인구 이동 흐름을 나타낸다. 두 데이터는 서로 다른 출처에서 수집되지만, 동일한 네트워크 구조 위에 대응하여 인공지능 모델에 함께 입력으로 전달한다. 학습 과정에서 공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점 정보와 간선 정보를 동시에 활용함으로써, 단일 정보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복잡한 이동 패턴까지 포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밀집도가 갑자기 증가하는 현상은 정점 정보만으로는 예측이 어렵지만, 인접 지역에서 꾸준히 유입되는 인구 흐름을 간선 정보로 함께 고려하면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델은 과거와 현재의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 시점의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최종적으로 군중 밀집 위험 지역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
연구팀은 서울·부산·대구 지하철과 뉴욕 교통 데이터, 한국·뉴욕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등 실세계 데이터를 직접 수집·가공해 연구용 데이터셋 6종을 구축하고 공개했다.
제안 기술을 검증한 결과, 기존 최신 방법 대비 최대 76.1% 높은 예측 정확도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이재길 교수는 “사회적 파급력을 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술이 대형 행사 인파 관리, 도심 교통 혼잡 완화, 감염병 확산 억제 등 일상 속 안전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남영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나지혜 박사과정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데이터마이닝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지식발견및데이터마이닝학회(KDD) 2025’에서 지난 8월 발표됐다.
※ 논문명: Bi-Modal Learning for Networked Time Series
※ DOI: https://doi.org/10.1145/3711896.3736856
한편, 이 기술은 중견연구 과제(RS-2023-NR077002, 인공지능 및 모빌리티 빅데이터 기반 군중관리 시스템 핵심기술 연구)와 사람중심인공지능핵심원천기술개발 과제(RS-2022-II220157, 강건하고 공정하며 확장 가능한 데이터 중심의 연속 학습)의 연구성과이다.
출처 : https://researchnews.kaist.ac.kr/researchnews/html/news/?mode=V&mng_no=52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