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 KAIST총동문회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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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과학과 강석조 교수, 엄은총 박사 >
세포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이를 견디기 위해 일시적으로 단백질과 RNA를 모아 ‘스트레스 과립(stress granule)’을 형성한다. 이 구조는 세포가 위기 상황을 넘기는 데 도움을 주며 세포 사멸을 억제하지만, 비정상적으로 조절될 경우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변과도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스트레스 과립이 세포 내 소기관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형성되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강석조 교수 연구팀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을 알리는 ‘면역 파수꾼’으로 잘 알려진 STING(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 이하 STING) 단백질이 세포 내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에서 스트레스 과립 형성을 미리 준비시키는 새로운 조절자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STING이 기존에 알려진 면역 기능과는 완전히 다른 ‘비정형적(non-canonical)’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매우 크다.
연구팀은 세포가 실제 스트레스를 받기 전부터 STING이 스트레스 과립의 핵심 성분인 G3BP1, UBAP2L 단백질과 결합해 소포체 위에서 일종의 ‘전응집체(pre-condensate)’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전응집체는 나중에 닥칠 위기 상황에서 스트레스 과립이 더 빠르고 탄탄하게 만들어지도록 돕는 일종의 발판 역할을 한다. 실제로 STING이 부족한 세포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호소인 과립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세포 사멸이 크게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전 연구에서는 세포질에 존재하는 스트레스 과립 형성을 조절하는 소포체 내 분자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에서 소포체에 위치한 STING이 스트레스 과립 형성의 스캐폴드(scaffold)로 작용함을 증명하여, 스트레스 과립의 소포체 위에서의 생성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규명했다.

< 연구를 통해 밝힌 STING의 새로운 비정형 기능과 기전 >
이 발견은 일명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치료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루게릭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ALS 환자에서 발견되는 돌연변이 TDP-43 단백질이 세포질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뭉쳐 세포독성을 일으키는 것인데, 이번 연구를 통해 STING이 이 단백질의 병리적인 응집에 기여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즉, STING은 세포의 조건에 따라 세포를 살리는 방어 기전뿐만 아니라 신경 퇴행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통로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강석조 교수는 “본 연구는 STING의 면역 단백질로서의 기능을 넘어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세포생물학적 기능을 새롭게 밝히고, 막성 소기관인 소포체와 막이 없는 응축체인 스트레스 과립 사이의 연결 원리를 분자적 수준에서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중요성을 갖는다”라고 언급하면서 “본 연구는 또한 세포 사멸과 ALS 관련 병리 현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비정상적 스트레스 과립 조립이 관여하는 질환의 치료 표적 발굴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연구내용 모식도 (AI 생성이미지) >
KAIST 생명과학과 엄은총 박사가 제 1저자로 연구를 주도하였고, 생명과학과 김재훈 교수와 김지현 박사 (現 오름테라퓨틱)가 함께 참여하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사멸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셀 데쓰 앤 디퍼런시에이션(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에 4월 1일 자 온라인판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 STING is the scaffold protein for stress granule pre-condensation at the ER, DOI: https://doi.org/10.1038/s41418-026-01734-5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