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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여성 암 환자, 오후 항암치료가 효과 더 좋다​
  • 총동문회 관리자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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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

여성 암 환자의 경우 오전보다 오후에 받는 항암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우리 대학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 연구팀은 고영일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를 오후에 치료할 시 예후가 더 좋아진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세포 증식과 분화를 포함한 인간의 생리학적 현상은 뇌에 위치한 생체 시계(Circadian clock)에 의해 24시간 주기로 조절된다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제의 효능과 부작용 역시 생체 시계로 인해 투약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이 때문에 약리효과가 가장 좋은 특정 시간에 항암 치료를 진행하는 시간항암요법이 주목받고 있다하지만 최적 치료 시간을 찾기 위한 체계적인 방법이 없어 아직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널리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9년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와 함께 수면장애 치료 신약의 효과를 수학 모형을 통해 분석해하루 중 최적의 투약 시간을 찾는 조정시간요법(Adaptive chronotherapy)을 개발한 바 있다투약 시간에 따라 약물의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고영일 교수팀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연구에서는 암 환자를 위한 시간항암요법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서울대병원에서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 치료를 진행 중인 환자들이 오전 8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 중 시간을 선택해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관측 연구를 진행했다이들은 오전이나 오후 시간에 약 3주 간격으로 표적치료제와 항암화학요법을 결합한 암 치료(R-CHOP)를 4~6회 받았다.

[그림1] 일주기 리듬을 고려한 시간항암요법

< 그림 1. 일주기 리듬을 고려한 시간항암요법 >

관측 결과남성 환자의 경우 시간에 따른 치료 효율 차이가 없었다반면여성 환자는 오후 치료를 주로 받을 시 60개월 이후 사망률이 12.5배 감소하고무진행 생존 기간이 2.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오전 치료를 주로 받은 여성 환자들에게서 백혈구 감소증과 같은 항암치료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났다.

이어 연구진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수집된 14000여 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이 과정에서 정상 여성은 백혈구 수가 오전에 감소하고오후에 늘어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여성의 골수 기능이 24시간을 주기로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을 가진다는 의미다.

그림 2.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시간항암요법 개발

< 그림 2.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시간항암요법 개발 >

이에 따라 여성 환자가 골수 기능이 활발한 오전에 림프종 치료를 받으면항암 부작용으로 골수 기능이 억제되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반면남성은 하루 중 백혈구 수 및 골수세포 확산 속도 변화가 크지 않아 오전과 오후의 치료 효과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고영일 교수는 혼재변수를 완벽히 통재한 대규모 후속연구로 이번 연구의 결론을 재차 검증하고다른 암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연구가 시간항암요법의 국내 의료 현장 도입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CI는 개인의 수면 패턴에 따라 생체시계의 시간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수면 패턴으로부터 생체시계의 시간을 추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개인 맞춤형 시간항암요법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12월 13(한국시간) 미국 임상학회 학술지 ‘JCI 인사이트(JCI InsightIF 9.08)에 실렸다.

※ 논문명 : Chemotherapy delivery time affects treatment outcomes of female patients with diffuse large B-cell lymphoma